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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외교

중국이 대만을 왜 통일하려고 하는가?

by KS지식 - 문화 YouTube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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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 덕워스 미국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한 5월30일에는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30대의 중국 군용기가 출격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가자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다시 불붙는 분위기에요.이런 와중에 중국 내 싱크탱크 회의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속내를 드러내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관변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천원링(陳文玲)이 “반드시 대만을 수복해서 본래 중국 기업인 TSMC를 우리 손안에 넣어야 한다”고 한 겁니다.


중국은 대만 침공의 명분으로 조국 통일을 내세워 왔죠. 우리가 남북통일을 얘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를 해결해 조국을 완전히 통일하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역사적 임무”라고 얘기해 왔어요. 그런데 ‘역사적 임무’라는 이 명분 뒤에서 숨은 중국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 버린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열리지 못하다 3년 만에 재개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이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를 비난하면서 “단호한 현상유지 의지”를 강조했다. 또 중국은 지역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은 오랫동안 대만해협에 적용된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의 일부로서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무력 통일 시도 가능성에 대비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해양 영역을 주장하면서 “억압적이고 공격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의 안보, 안정, 번영을 약화시킨다”며,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다른 나라들의 해양 영역을 침범해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중국 선박들은 “약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회의에 미국 해안경비대 사령관이 처음 참석했고, 내년에는 동남아시아 바다에 미국 해안경비대 쾌속정이 투입된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본격 대응 방침을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대치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신냉전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이 지역이 적대적 블록들로 분열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에 미군 30만명이 주둔하고 있다며 “오늘날 인도·태평양은 우리의 주된 작전 지역”이자 “미국의 대전략의 중심 지역”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 및 한국과의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보고 있다”며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군사훈련”을 아시아·태평양에서 전개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달에 26개국 군함 38척과 병력 2만5천명이 참가하는 림팩 훈련이 열리는 것도 언급했다. 또 “나는 필적할 수 없는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 네트워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토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지속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북한의 상습적 도발과 미사일 시험은 우리 임무의 긴급성을 강조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일본 및 한국과의 안보 협력과 확장억제력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5월30일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싱크탱크 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는 천원링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민대
이 회의는 5월30일 중국 인민대학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렸는데, 주제는 ‘대포위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대중정책 진전에 대한 평가와 중국의 대응’입니다. 10여명의 중국 학자들이 미국의 포위정책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발표와 토론을 했어요.

발표에 나선 천원링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중국에 대해 치명적인 제재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 자체적인 산업 사슬, 공급망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면서 “특히 산업 사슬과 공급망 재구축 차원에서 대만을 수복해 TSMC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TSMC가 미국 이전을 서두르고 미국에 6개 공장을 짓는다는데, 이런 목표가 실현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도 했어요.중국 입장에서 대만 통일은 정치적 모험입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공산당 정권이 붕괴할 수도 있겠죠. 그런 대가를 치르고도 대만을 손에 넣으려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대만 기술 기업 확보입니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죠.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제재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있는 반도체 등 주요 분야의 기술을 확보해 일거에 강대국으로 도약한다는 계산을 하는 겁니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있는 TSMC 본사의 회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천원링은 국무원(정부) 연구실 종합국장 출신으로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경제 관련 연설 원고,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작성 등을 10년간 맡은 관변 경제학자예요. 2010년 은퇴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학술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속내를 잘 아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천원링의 발언은 애초 중국 국내 매체에도 보도됐는데, 해외 언론이 이 발언을 부각해 보도하자 보도 기사와 발언 원문을 곧바로 삭제해 버렸습니다. 속내를 들킨 게 부담스러웠던 거죠.

TSMC 자동 파괴 시스템 구축 필요”



사실 중국의 이런 노림수에 대한 얘기는 미국 쪽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국방전략 전문가인 재러드 맥키니 미주리대 교수와 피터 해리스 콜로라도대 교수는 작년 11월 미국육군참모대학 계간지에 기고한 ‘둥지 파괴: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Broken Nest: Deterring China fr en Nest: Deterring China from Invading T ading Taiwan)’라는 글에서 중국이 무력 침공을 시도하면 대만 내 TSMC 생산시설을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초토화 전략을 쓰자고 했습니다. 중국이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대만을 무력 점령할 소지를 아예 없애버리라는 거죠.

미국과 중국이 국방장관이 연이틀 대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에 대한 '현상변경' 의지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공세로 나서자 중국이 "대만은 중국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미국이 외려 아시아의 안정을 해치는 외부세력이라고 압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1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이어진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중국의 목표는 "세계 평화의 건설자, 전세계 발전의 기여자, 국제질서의 수호자, 공공재의 제공자"라고 말했다.


웨이 부장의 발언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군사적 위협이 거세지고 남중국해에서 서방 군용기에 대한 중국 측의 공격적 요격 등으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나왔다. FT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웨이 부장의 메시지는 융통성이 없었지만 평소보다 호전적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웨이 부장은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대만 병합을 역사적으로 이뤄 하며 이를 위해 군이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역사적 미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웨이 부장은 "평화 통일은 중국 인민의 가장 큰 소망이며 우리는 이를 위해 기꺼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중국의 이날 입장은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했다.

먼저 날을 세운건 미국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미국은 대만관계법과 미·중 3대 코뮈니케, 6개 보장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상에 대한 어떤 일방적인 변화도 단호히 반대한다. 양안 간 의견 차이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지지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양 국방장관은 날선 공방을 이어갔지만 이 설전이 당장 양국 간 긴장감 고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샬펀드의 분석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웨이 부장은 확고하면서도 압축적인 입장을 제시했지만 새로운 주제를 꺼낸건 아니다"며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했던 입장을 재차 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0일 중국 측은 웨이 부장과 오스틴 국방장관 간 회담에 대해 "회담이 솔직하고 원만하고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 자리에선 대만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바로 다음날인 11일 오스틴 장관이 긴장고조를 비난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한편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주로 비난해왔으나 이날 웨이 부장은 "다른 국가들"이 대만을 놓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국 외 국가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작년 11월 미국육군참모대학 계간지에 게재된 재러드 맥키니 미주리대 교수와 피터 해리스 콜로라도대 교수의 논문 표지. /미국육군참모대학
또 중국 정책결정권자들이 설마하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대만 당국이 협의해 침공 개시와 동시에 자동으로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대만 내 반도체 기술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죠.

 

출처: 조선일보, 한겨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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