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자식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치아 건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평생 두 번밖에 나지 않는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전신 건강을 넘어 삶의 질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삶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강보건의 날(6월 9일)을 앞두고 생애주기별 치아 관리 요령을 살펴봤다.
우유병 물고 자는 습관 주의해야
보통 생후 6개월부터 치아가 난다. 유치가 나오면 늦어도 돌이 되기 전에는 치과를 방문해 구강 검진과 향후 치아 관리를 위한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유치는 위아래 10개씩 총 20개다. 결국 빠질 이라고 생각해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소아청소년치과 김미선 교수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나 만 12세까지 쓰는 유치 어금니도 있다”며 “저작, 발음 기능뿐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영구치와 동일한 기능을 하고 추후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유지하는 역할도 하는 만큼 유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우유병을 물고 자지 않도록 하는 게 그중 하나다. 입안에 고인 우유는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의 영양소가 돼 산을 만들고 충치를 유발할 수 있어서다.
또한 영유아기 구강 위생 관리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이 시기 아이들은 혼자서 정확하게 칫솔을 쓸 수 없어 보호자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김 교수는 “아이 혼자 이를 닦으려 한다면 스스로 양치질을 하게 두고 보호자가 마지막에 검사하도록 한다”며 “만약 너무 금방 이를 닦는다면 욕실에 3분짜리 모래시계를 둬 모래가 다 내려올 때까지 이 닦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좋다”고 했다.
치아 홈 메우기 등으로 충치 예방
만 6세 이후부터는 평생 쓸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해 가정에서의 구강 위생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만 6~7세께에는 영구치인 첫 번째 큰 어금니가 상하좌우에 올라오는데 영구치인지 모르는 보호자가 생각보다 많다. 뒤쪽에 있어 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어금니 표면에 난 홈에 음식물 찌꺼기가 껴 치아가 올라오면서 충치가 발생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럴 때 영구치 첫 번째 큰 어금니에 홈 메우기 치료를 해 양치질이 잘 되게 돕고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치아 홈 메우기는 양치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음식물이 잘 끼는 치아의 홈을 채워 충치 발생을 막는 방법이다. 충치 발생률이 높거나 씹는 면의 틈새가 깊은 치아를 가진 아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아동·청소년기에는 교정 치료의 필요 여부도 판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영구치인 큰 어금니와 앞니가 나오는 시기인 만 7세 전후에 관련 검진을 받길 권한다. 이 연령대에 머리뼈의 성장이 어느 정도 이뤄져 부정교합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치과교정학회에 따르면 교정 치료 시기는 아이마다 조금씩 다르나 보통 영구 치열이 완성되는 12~14세를 적기로 본다. 더불어 10대에는 간식 섭취 빈도는 높지만 성인보다 치아를 닦는 기술이 부족해 충치가 생기기 쉽다. 학교 점심시간 등에 양치질을 습관화하도록 하고 치실을 사용해 꼼꼼하게 치아를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치주 질환에도 관심 기울여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는 사랑니가 나온다. 반드시 뽑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음식물이 끼거나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예방적으로 발치하기도 한다. 사랑니가 기울어져 자란 경우에는 그 사이에 음식물이 끼고 인접 치아의 뿌리 부근에 충치를 야기할 수 있어 뽑기도 한다. 한양대병원 치과 한지영 교수는 “성인 남성이라면 군대에 가기 전 치과를 방문해 사랑니의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뒤에도 충치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30대 이후에는 충치가 새로 생기기보단 치주 질환이 늘어날 수 있다. 치주 질환은 세균에 의해 치아 주위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치아 스케일링은 구강 건강 관리의 핵심이다. 평소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 치석을 전문적으로 없애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충치는 물론 치주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1년에 한 번은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현재 만 19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본인 부담금 1만원대에 연 1회 스케일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부 임신부는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치과 치료를 망설이기도 한다. 한 교수는 “임신 초기와 출산이 임박했을 때는 치과 치료를 받기 어렵지만, 중기에는 병원에 내원해 스케일링 등을 받아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입 마르지 않게 물 충분히 마시기
노년기에 접어들면 자연치아 보존에 힘써야 한다. 어떤 의치도 자연치아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치주 질환은 이 시기 치아를 상실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다.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치주 질환이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칫솔질할 때 칫솔에 피가 묻어나거나 잇몸이 부어오르고 피가 난다면 치주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잇몸 부위가 주기적으로 근질거려도 마찬가지다. 한 교수는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주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빨리 치과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주 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올바른 칫솔질”이라면서 “세균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라 약을 먹어 치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치아는 위나 심장 같은 다른 장기와 달리 언제나 원하면 칫솔질을 통해서도 세균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노년기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노출되고, 충치에 취약해질 우려도 있다. 이럴 때는 불소 성분을 함유하고 이 시림을 방지할 수 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노화, 당뇨 등으로 인한 침 분비량 감소도 충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부분이다. 따라서 구강건조증을 겪는다면 구강 청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고 무설탕 껌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 등을 섭취해 침샘을 자극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양치질을 할때는 충치에 약한 부위부터 꼼꼼하게 닦고 취침 시 침 분비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해 자기 전에 이를 닦도록 한다.
국내 충치(치아우식)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9세 이하의 어린이'라는 점 알고 계셨나요. 어린 나이엔 스스로 정확하게 칫솔질을 하기 어려워 충치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유치가 빠지면 영구치가 나오므로 유치에 충치가 생겨도 괜찮을 것'이라 여기는 부모도 적지 않은데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32번째로 우리 아이 첫 칫솔질 시기와 방법을 알아봅니다.
첫 칫솔질은 언제부터 해야 할까요. 정답은 '첫 유치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생후 6개월경부터' 치아를 닦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유치에 생긴 충치는 영구치에 생길 때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충치균이 치아 신경까지 침투하는 속도도 빨라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충치로 인해 영구치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져 향후 영구치가 나올 때 배열이 고르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부모가 아이의 칫솔질을 도와주고, 또한 직접 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생후 6개월경부터 치아를 닦아주면서 치아 표면에서 충치를 유발하는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가 달라붙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단, 이 시기의 유아에게 칫솔을 사용하면 단단한 칫솔모가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칫솔보다는 구강 티슈, 깨끗이 소독하고 건조한 부드러운 거즈, 손가락에 끼우는 우레탄 칫솔 등을 이용해 치아·잇몸 전체를 닦아줍니다. 칫솔질은 보호자가 거실에 편안히 앉은 자세에서 아이가 보호자의 무릎을 베고 눕게 한 다음, 한 손으로 입술을 벌려 시야를 확보하고 검지에 거즈를 두른 다른 한 손으로 유리창을 닦듯 치아를 문질러 줍니다.
어금니가 나는 생후 13개월 무렵부터는 유아용 칫솔로 치아 표면을 닦아줍니다. 생후 17~20개월 전후로는 스스로 양치질에 도전하도록 교육합니다. 이후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는 오전에는 혼자 칫솔질을 하게 하고, 잠자기 전 보호자가 칫솔질을 해주는 방식으로 스스로 칫솔질을 챙겨 하게끔 가르칩니다. 영구치 어금니가 나오기 시작하는 6세부터는 특수하게 생긴 칫솔로 영구치의 교합면을 한 번 더 잘 닦아주면 충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영유아에게 처음 사용하는 치약은 불소·마모제·방부제 등이 함유되지 않아 삼켜도 안전하다고 표시된 제품을 선택합니다. 제품에 따라 0~2세용 액상 1단계 치약, 2~4세용 젤상 2단계 치약으로 구분됩니다. 모두 불소가 없어 충치 예방 효과는 낮으므로 스스로 입 안의 물을 뱉을 수 있게 되면 일반 어린이 치약으로 바꿔주는 게 좋습니다. 어린이 치약은 대부분 불소를 함유하고 있으나, 400ppm 정도의 저농도 불소치약인 경우가 많은데요. 초등학교 이상의 치약을 삼키지 않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800~1000ppm 정도의 고농도 불소치약으로 바꾸어 사용합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가 잔뜩 끼어 있어 칫솔질 전에 반드시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 사이는 칫솔모가 들어가지 않아 치실을 사용해야만 닦이므로 칫솔질 전에 꼭 모든 치아 사이에 치실을 사용합니다. 치실은 어린이 혼자 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가 해줘야 합니다. 사용할 만큼 끊어서 쓰는 것, 일회용으로 손잡이가 달린 것이 있는데 보호자가 해주는 경우에는 손잡이가 달린 것보다는 끊어서 사용하는 치실이 사용하기에 더 편합니다.
치과 방문을 통해 할 수 있는 충치 예방법으로 우선 치아 홈메우기(실란트)를 들 수 있습니다. 젖니 어금니 씹는면의 울퉁불퉁한 계곡 같은 부분은 충치가 생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이런 부분을 플라스틱과 같은 단단한 물질로 채워 넣어 세균이 살 수 있는 장소를 없애주는 방법입니다. 이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학생들의 충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불소를 도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집에서도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해 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치과에서 전문가의 지도 아래 행해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됩니다. 불소 도포는 대개 3세, 6세, 10세, 13세 때 한 번씩 시행해 주는 게 좋습니다. 가정에서 불소 양치를 동시에 시행하면 더 좋습니다.
"아이가 양치질을 혼자 하고 싶어 하는데 몇 살까지 부모가 도와주는 게 좋을까요?"
진료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치아가 새로 맹출하는 시점과 관련해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려 한다.
만 6세가 되면 입안의 가장 안쪽에서 어금니가 새로 나오기 시작한다. '6세 어금니'라고 불리는 제1대 영구치인데 이 치아는 평생 동안 인간의 저작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 어금니는 칫솔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깨끗하게 관리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처음 맹출하는 영구치는 치아 표면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다. 치아 표면의 강도가 약하다 보니 충치 발생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부모는 이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가 초등학교 입학 시점과 맞물리기 때문에 "이제 초등학생이니 양치질은 스스로 하자"며 아이에게 치아 관리를 전적으로 맡기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양치질에 서툰 아이의 경우 치아가 나오자마자 충치를 앓게 된다.
이 어금니가 완전히 올라오는 시기인 만 6~7세까지는 부모가 양치질을 도와주는 걸 권유한다. 매번 대신 해주기보단 자기 전 저녁 양치질을 한 번 더 꼼꼼히 챙겨줄 필요가 있다. 이때 칫솔모가 작고 안쪽까지 접근하기 쉬운 어금니 칫솔(엔드터프트 칫솔)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엔드터프트 칫솔은 어금니나 치아 교정장치 주변을 닦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다. 칫솔 머리가 작고 'ㄱ'자로 꺾여 있어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를 닦기에 용이하다.
또 불소 농도가 충분히 높은 치약을 사용해야 한다. 충치 예방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치약에 적어도 1000ppm 이상의 불소가 함유돼 있어야 한다. 충치가 잘 발생하거나 타고난 치아가 약한 편이라면 1450ppm의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어금니가 다 올라오고 나면 치과에서 어금니 홈메우기(실란트)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어금니 실란트란 음식물이 끼기 쉬운 어금니 윗면의 홈 부위를 메워줌으로써 충치 발생을 예방하는 치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충치가 생기지 않은 깨끗한 어금니에만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치료 전 치과의사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충치가 이미 발생했을 경우엔 치료 여부에 대해 치과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치아는 한 번 깎아내면 다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충치가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반면 초기 충치 상태에서 진행이 멈춰진 경우라면 적절한 관리와 정기 검진을 통해 치료를 늦추거나 보류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앞서 언급한 어금니 칫솔, 고불소 치약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 치과에서 진행하는 불소 도포도 충치 진행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 결정은 치과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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