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발탁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했습니다.
아들이 고등학생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지 하루만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갖고서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를 향해서는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두고두고 반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8년 유명 사립고에 재학 중이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동급생들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욕설을 저질러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 학생은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찰 고위 간부였던 정 변호사 측은 오히려 전학 조치가 과도하다며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1년 가까운 법정 공방 끝에 1·2심과 대법원까지 강제 전학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정 변호사의 아들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대통령실이 정 변호사의 사의를 받아들이면서, 전국 3만여 명의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됐습니다.
경찰청은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이어서 검증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며, 후임자 추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정식 임명됐으나 아직 임기를 시작하지 않아 국수본부장 공모 지원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의 국수본부장 임기는 26일부터였다.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의 사의를 곧바로 받아들였다. 대통령실 측은 "본인 의사를 존중해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아들이 지난 2017년 명문 자립형사립고 재학 시절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개월 동안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을 받아왔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정 변호사의 아들에 대해 “학교폭력의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며 상당 기간 학교 폭력을 행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 변호사는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 학생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거센 사퇴 여론과 정치권의 사퇴 압박에 결국 지원 철회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변호사의 지원 철회로 전국 3만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수본부장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남구준 현 국수본부장의 임기는 25일 밤 12시에 종료된다. 인사검증 과정에서 자녀 학교폭력 사건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에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에도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래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입장문 전문.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입니다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합니다 이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조금 전인 오늘 저녁 7시 30분쯤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임기 시작이 내일 일요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임을 알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는 과거 아들의 학교 폭력과 관련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논란을 일으키자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정 변호사는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수본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이후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동급생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가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전례 없는 상황이라 인사혁신처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후임 국수본장 선출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정 변호사의 아들 학교 폭력 의혹과 관련해 이번엔 KBS가 추가로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는 해명과 달리 당시 정 변호사가 아들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법적 전문성 등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학생도 한 명이 아니라 2명이었습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피해 학생에게 재차 사과한다,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려 했다'.
아들의 학교 폭력 의혹에 정순신 변호사가 KBS에 밝힌 입장입니다.
거듭 사과한다면서도 국가수사본부장 임기는 예정대로 시작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돌연 사의를 밝힌 데엔 추가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단 부담이 작용한 거로 보입니다.
KBS는 2018년 유명 자사고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록을 입수했습니다.
당시 정 변호사 아들 정 모 군에겐 '전학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 자사고 졸업생/음성변조 : "돼지라고 하고 빨갱이라고 하고 그다음에 집안 위세 가지고 이제 비교해 가면서 까내린 것도 있었고..."]
이런 폭언을 당한 건 동급생 A 군 말고도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B 군 역시 정 군에게 외모 비하와 함께 '돼지', '더럽다' 등의 모욕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황장애 등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A 군처럼 B 군 역시 힘들어 하다 결국 학교를 옮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정 변호사는 '사과' 보다는 아들의 책임을 줄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법적 전문성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학폭위 책임 교사는 "정 군의 1, 2차 진술서에서 회피하는 모습이 강한 이유는 아버지가 써 준 걸 보고 썼기 때문", "반성을 전혀 안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첫 학폭위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언어적 폭력은 맥락이 중요하다", B군과 친해지려 했단 취지로 주장했고 오히려 원하지 않는 기숙사 방에 배치하는 것이 '제도적 폭력'이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심 청구, 행정 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 가능한 모든 절차를 동원했습니다.
[○○ 자사고 졸업생/음성변조 : "(선생님이) 시간 끌기다, 쟤 저래놓고 자퇴할 거다, 그러면 처벌할 방법이 없다 학교 입장에선... 피해자한테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으면 그게 1년 끌 일입니까?"]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 학생들이 있는데도 정군은 1년이나 더 학교를 다니다 전학을 갔고 유명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소송전을 벌일 당시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었습니다.
출처: JTBC, MBC, 이데일리, 서울경제, 조선일보,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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