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 앞, 문을 열기도 전인데, 벌써 줄이 깁니다.
'한우 반값'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근 주민들입니다.
[마트 소비자 : 장조림거리 하고 불고기 하고 구워 먹는 거, 등심 좀 (사려고 왔어요.) 비쌌는데 50% (세일)한다니까 그거 사볼까 하고… (오늘 몇 시쯤에 오셨어요?) 6시 20분에 왔죠.]
오전 9시, 드디어 입장.
부위당 한 팩씩 주는 대로 사야 했는데 금세 난리통이 벌어졌습니다.
[직원 : 고객님 고르실 수 없어요.]
[소비자 : 나랑 등심 바꿔, 아줌마.]
[직원 : 줄 서신 분만 드릴게요.]
[소비자 : 아니 줄 섰다고. 나야, 나.]
준비한 물량 200kg은 10분 만에 완판됐습니다.
[아니, 할매들을 왜 오라는 거야 고기도 안 주면서!]
이 한우 반값 행사는 농가 지원과 물가 안정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기획한 겁니다.
한우 도매가가 20% 넘게 떨어졌는데도 다단계 유통 비용 탓에 판매가는 거의 그대로라, 그간 소비 증진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우뿐 아니라 양파, 당근, 깐마늘, 시금치도 매주 1만 원 한도로 할인해 줍니다.
해양수산부 역시 지난 8일부터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생선과 포장회, 제철 수산물 등에 최대 50% 할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갑 더 닫힐세라, 정부가 앞장서 할인 행사에 뛰어들고 있지만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해 가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하나로마트 앞에 이렇게 줄 서보긴 처음이에요."
"TV서 보고 아무 때나 오면 살 줄 알았는데 못 사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17일 오전 7시 45분.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 지하 매장 입구 앞에 70m 정도 긴 줄이 이어졌다.
오전 8시 매장 문이 열리면 지하 1층에서 하는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소프라이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가 진행하는 대규모 한우 할인행사로, 이날부터 19일까지 3일간 전국 980개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린다.
오전 8시 매장 문이 열리자 입구에서 직원이 '대기표'를 나눠줬지만, 10분도 안 돼 준비한 표가 동나면서 실망하는 얼굴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촬영 신선미]
창동점의 경우 이날 1인당 등심 3팩, 불고기 2팩, 국거리 2팩 등 총 7팩을 살 수 있도록 제한을 걸었지만 30분도 안 돼 준비한 물량 600㎏이 모두 '완판'(완전 판매)됐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오전 7시 전에 줄을 서 '반값 한우' 구매에 성공했다면서 "당분간 반찬 걱정이 없겠다"며 웃었다.
또 다른 구매자는 "이번에 대학에 입학하는 손녀가 불고기를 좋아한다"며 "주말에 가족 행사가 있는데 불고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촬영 신선미]
소프라이즈 행사를 사전 진행한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행사 첫날인 15일뿐 아니라 전날에도 각각 행사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일별 물량 600㎏이 수십분 만에 모두 팔렸다.
농식품부는 소비자들이 한우 도매가격 하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어려움을 겪는 축산 농가를 위해 한우 소비를 촉진하고자 이번 할인행사를 마련했다.
농가의 소 사육은 늘고 소비는 감소하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20%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한우 소매가격에는 유통 비용이 반영돼 하락 폭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은 한우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소비 할인행사를 마련해 한우 도매가격 급락을 억제하고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몰의 한우 소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대표 행사가 이날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소프라이즈다.
행사에서는 1등급 등심의 경우 평균 소비자 가격보다 약 30% 저렴한 100g당 6천590원 정도에, 불고기와 국거리류는 반값 수준인 약 2천260원에 판매한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한우 소비 비수기로 꼽히는 2∼3월, 6∼7월, 10∼12월에도 기간을 정해 소프라이즈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23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등에서 한우 할인행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일각에서는 한우 산업 안정화를 위해 소비 촉진 행사 외에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한우 소매가격이 도매가격 하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통업체는 한우 소비자 가격 하락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산자 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한우산업이 무너지면 농업·농촌이 무너진다"며 "재정적·제도적인 내용을 보완해 추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지만, 오전 6시30분부터 축산물 코너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등심과 국거리, 불고기용 한우 행사 물량을 사려고 기다리던 손님들로, 판매가 시작되기 직전인 9시쯤에는 300명이 넘는 카트 행렬이 매장을 빙 둘러쌌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타 매장보다 이틀 먼저 할인 행사를 시작했지만 행사 시작 이후 매일 똑같이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신다”면서 “준비된 물량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먼저 200인분씩 한우 물량을 준비해 소진했고, 이날은 400인 분량을 준비했지만 역시 판매 시작과 함께 매진됐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이렇게까지 할인행사에 호응하는 걸 보면 한우에 대한 수요는 충분한데 가격에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 도매가격 급락에 따라 한우 수요 진작을 위해 마련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의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가 입소문을 타며 ‘한우 오픈런’ 현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매가격 하락에도 꼼짝하지 않던 소비자가격이 큰 폭으로 할인되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행사 물량이 조기 매진되고 있는 것이다.
소프라이즈 행사는 이날부터 19일까지 3일간 전국 980개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린다. 1등급 등심의 경우 평균 소비자가격보다 약 30% 저렴한 100g당 6590원 정도에 살 수 있고, 불고기와 국거리류(설도·사태·우둔·앞다리 등)는 반값 수준인 약 226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날 첫 행사에 들어간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도 오전 8시 전부터 매장 입구에 70m가량 긴 줄이 이어졌다. 오전 8시 매장 문이 열리자 입구에서 직원이 ‘대기표’를 나눠줬지만, 10분도 안 돼 준비한 표가 동났다.
창동점은 이날 1인당 등심 3팩, 불고기 2팩, 국거리 2팩 등 총 7팩을 살 수 있도록 제한했지만 30분도 안 돼 준비한 물량 600㎏이 모두 매진됐다. 지역 하나로마트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등에서 한우 할인행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이른 아침 대형마트 내부에 긴 줄이 섰습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한우 할인 행사 대기줄입니다.
등심은 30%, 국거리와 불고기는 50% 할인해 판매합니다.
대기 손님
"5시에 왔어. 그런데 시간당 계산하니까 이건 싼 것도 아니여."
줄이 너무 길어져 직원들이 손님들을 돌려보낼 정도입니다.
"(몰라서 그렇죠.) 혹시나가 역시나예요."
시간이 되자 직원들이 상품을 올리면서 장보기가 시작되고, 한우 1,600kg이 100분만에 동났습니다.
행사 참여 손님
"어휴, 엄청 저렴하죠. {많이 싼 편이에요?} 네, 네."
내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할인 행사는 한우 도매가격 폭락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고, 소비자들의 가격 하락 체감을 위해 정부가 마련했습니다.
정부는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추가로 한우 할인행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정황근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5일)
"금년에 출하될 물량 중에서 8만두 정도가 초과 상태입니다. 연말까지 계속 하나로클럽 매장에서 상시 20% 할인 할 겁니다."
한우협회는 정부의 소비촉진책을 환영한다면서도, 추가 사료비 지원 등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행사에 이어 비수기인 2~3월, 6~7월, 10~12월 중에도 일정 기간을 정해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소비자가 한우 가격 인하를 체감할 수 있도록 농·축협이 소비자가격 인하를 선도하도록 하고 한우협회, 소비자단체 등과 협력해 소매점별 소비자가격을 주기적으로 조사·공개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도매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공급 물량 증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정 수요와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른 한우 소비가 늘었고, 그 사이 한우 사육마릿수도 올해 358만 두로 역대 최고치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자 도매가격은 하락하고, 소비자가격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수/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 : "도매가격이 변동하더라도 즉각 소비자격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통상 3주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고, 유통비용율 때문에 도매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하락분의 절반 정도만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속적인 한우 할인 행사와 함께 수출 확대 및 농가 사료비 부담 완화, 사육마릿수 감축 등 한우 수급 안정대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경제, 이데일리, 뉴스1, 뉴시스, MBC, MBN,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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