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은 지난 4일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국 의류 판매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며 해당 사건이 한국에서 수입된 의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순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질병통제센터도 공지문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국가에서 수입된 의류 및 생활용품을 사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정말 한국산 수출 의류는 중국에 코로나19를 전파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와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수입 상품과 관련된 코로나19의 전파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나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역학 데이터와 연구를 통해 물체 표면과의 접촉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주요 경로가 아니며 그 위험성 또한 매우 낮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홈페이지 FAQ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천과 나무에서 24시간, 유리에서 48시간,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에서 4일, 의료용 마스크 겉면에서 7일까지 생존한다. 물론, 일본 교토부립의과대학 료헤이 히로세 박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길다. 그러나 오미크론 바이러스 역시 플라스틱 표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8일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반감기에 의해 10시간마다 양이 꾸준히 줄었다.
선박을 통해 한국산 의류가 중국에 수출되는 데는 통상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의류가 수출될 때 걸리는 시간과 소독 등 통관 과정을 감안하면 한국산 의류가 중국 내 감염 경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산 의류에 의해 중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중국의 주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다. 펜실베니아 의과 대학 장홍타오 교수는 지난 1월 26일 중국 대표 SNS 웨이신(위챗)에 "국제우편은 중단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최희정 교수는 8일 본지에 보낸 답변서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옷의 표면에 최대 3일 있을 수 있고 이후는 숙주 내로 침입하지 못하면 바이러스 생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의류 수출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한국산 수입 의류를 통한 중국 내 전파는 가능하지 않다"며 중국 우한에서 많은 코로나 감염이 발생하였을 당시 역으로 중국에서 많은 의류나 물품이 수입되었지만 국내에서 그런 경로로 코로나가 퍼진 경우가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 7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최근 중국 관영매체와 당국에서 한국산 의류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원 중 하나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이라며 "중국 측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출처 : 뉴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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