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5월 8일은 세계난소암연합(WOCD)가 제정한 ‘세계 난소암의 날’이기도 하다. 난소암은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성인 고형암 가운데 가장 유전이 잘 되며, 여성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아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작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신규 암 진단 사례는 24만7952건으로 이 중 난소암은 2947건이었다. 이는 전체 암 발생의 1.2%, 전체 여성암 발생의 2.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7.6%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각각 19.8%, 70대 12.9%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30대 젊은 여성에서도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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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은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상피세포암 및 배세포종양 등으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이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에 해당된다. 이러한 난소암 발생에는 여러 위험인자가 관여한다. 가족력 상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본인이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지는 경우, 유방암 및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에 과거 병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올라간다.
또 출산 경험이 없거나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때문에 난소암을 진단받으면 BRCA1 및 BRCA2 등의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된다.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10~14%에서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1999년부터 20년 이상 계속 증가하는 암이다. 1999년 10만 명당 환자수가 12.8명에서 2019년 34.3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위암·대장암·간암 같은 주요 암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방암은 주로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남녀 통틀어 많이 발생한 암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 (갑상선암,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순으로 발생, 2019년 기준) 유방암은 젊은 나이에도 안심할 수 없다. 한국인의 경우 40세 이하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은 착한 암이지만, 동시에 ‘질긴 암’이기도 하므로 치료 전략을 잘 짜야 한다. 5년 생존율(2015~2019년 기준)이 93.6%로 매우 높지만, 재발률이 20~30%나 되기 때문. 심지어 ‘완치 판정’을 내리는 5년이 지난 뒤에도 재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전예원 교수를 만나 유방암 치료 전략에 대해 들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전예원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40세 이하 젊은 유방암 뿐만 아니라 다른 연령대에서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 비해 40세 이하 환자의 비율이 높은 건 맞다. 전체 환자 중 10.5%가 40세 이하다.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인종적인 특징이 있을 것 같고, 생활 패턴이 바뀌어 과거와 달리 늦은 결혼을 하고 출산도 늦어지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난 점도 꼽을 수 있다.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긴 것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임신·모유수유를 하면 그 기간만큼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는다. 과거와 달리 육류 섭취 증가 등 식생활이 서구화된 것도 원인이다.
-젊은 유방암의 특징은?
젊은 유방암의 경우 예후가 나쁜 편이다. 젊을 때는 정기 검진을 잘 하지 않아, 보통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젊은 유방암은 ‘HER2 과발현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 같은 예후가 안 좋은 타입의 유방암인 경우가 많다. 비교적 예후가 좋은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도 쉬운 건 아니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5년 이상 여성호르몬 분비를 막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젊은 환자의 경우 임신·출산 등의 문제가 있어 항호르몬 치료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젊은 유방암은 치료가 다른가?
젊다고 다르지는 않다. 유방암 타입이나 병기에 따라 시행하는 표준치료 지침을 따른다. 다만 40세 이하 젊은 유방암은 나이 그 자체로 위험군에 속한다. 같은 유방암 1기라도 50대와 30대 상황은 다르다. 젊은 유방암 환자의 예후가 나쁠 수 있어 강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일례로 항호르몬 요법으로 타목시펜을 복용할 때, 난소기능 억제주사를 같이 투여해서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한다. 예후가 제일 안좋은 타입으로 알려져 있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경우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더 힘든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주치의는 환자에게 이런 치료가 왜 필요한 지 소통하고 납득을 시켜야 한다. 그래야 환자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나이고, 2세 준비 등의 계획도 있기 때문에 치료 때 주치의와 상담이나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침습 수술 등 트렌드는?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얼마나 유방 보존을 잘 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암을 잘 제거하면서도 가급적 예쁘게 유방을 잘 보존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암을 제거하고 주변의 정상조직을 잘 이용해 유방 모양을 유지시킨다. 2~3기 환자의 경우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고 암을 작게 해서 수술을 해 유방을 보존하고자 한다. 유방 전절제술을 했더라도 원래 유방 모양에 맞춰서 보형물 삽입 등을 통해 재건 수술을 한다.
-최근 좋은 항암제들이 많이 나왔다?
유방암은 크게 4종류가 있다. 이에 따라 항암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먼저 유방암 환자의 70~75%를 차지하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타입의 유방암 환자는 타목시펜 같은 항호르몬제를 쓰고, 난소기능 억제주사를 놓기도 한다. 표적치료제 CDK4/6 억제제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타입이면서 전이된 유방암 환자에게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HER2 과발현 타입의 유방암 환자는 전체의 20%가 된다. 표적치료제 허셉틴, 퍼제타 등 좋은 약들이 있고, 이들 약이 안듣는 경우 신약 엔허투가 있다. 엔허투는 고가의 약인데, 보험급여를 앞두고 있다.
삼중 음성 타입의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5%를 차지하는데, 뚜렷한 표적 치료제가 없다. 다만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에 면역치료제를 병합해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면서 동시에 HER2 과발현인 타입도 있다. 이 경우도 항호르몬제, 표적치료제 등을 병합해서 쓴다.
-유방암은 재발 위험이 높다?
유방암은 재발률이 20~30%로 높다. 전체 재발 환자의 70%가 수술 3년째 발생하고, 전체 재발 환자의 90%가 수술 5년째 발생한다. 유방암은 수술 5년이 지나도 낮은 비율이지만 재발 위험이 있다. 특히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항호르몬제를 5년 정도 복용하는데, 약을 끊으면 재발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재발률이 높을 것으로 의심되면 항호르몬제를 10년까지 복용할 것을 권유한다. 보통 암환자는 산정특례 대상이 돼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되는데, 암 발병 후 5년까지만 적용이 된다. 5년이 지나면 정기검사를 잘 안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재발암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재발암도 빨리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 암 발병 5년 이 지나고 10년까지 정기 검사를 잘 챙겨야 한다.
유방암은 40세 이상에서 2년에 한번, 유방 X레이 촬영과 함께 유방 초음파 검사를 같이 해야 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유방암은 자가검진을 할 수 있는 드문 암이다. 매달 자가검진을 하고, 유방에 멍울 만져지면 의심을 하고 병원에 와야 한다. 유방 양쪽이 비대칭이거나 발적·부종이 발생하는 경우도 암을 의심해야 한다. 유방통이 있으면 암이 아닐까 크게 걱정을 하는데, 검사를 해보면 암인 경우가 5% 이내이므로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심 증상과 관련 없이 유방암은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 국가검진 스케줄, 40세 이상 2년에 한번 X레이 촬영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많은데?
한국 여성은 치밀 유방을 가진 경우가 많다. 치밀 유방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 X레이 검사로 암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 일찍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방 초음파 검사를 같이 해야 암 진단율이 올라간다. 특히 유전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초기에 발견이 어려울 수 있어 유방 MRI검사를 권한다. 유전성 유방암은 암을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치료해야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실천해야 할 노력은?
노력으로 예방이 가능한 부분,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일단 알아둬야 할 것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 즉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 출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가 유방암의 고위험인자라는 점이다. 반대의 경우인 늦은 초경, 이른 폐경, 다산, 젊은 나이의 임신, 모유 수유는 유방암의 위험성을 줄이는 예방인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월경, 임신·출산 등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자.
먼저 비만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 조직인데, 비만 여성일수록 지방 조직이 많고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이론이다.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가 5 늘면 유방암 발생위험도는 8~19% 증가한다.
난소암은 장기의 위치 상 골반 깊숙이 위치해 있어 초기 증상 없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1기 난소암의 5년생존율은 약 90%이지만 3기 환자는 30%까지 낮아진다. 정기검진과 추가검사가 강조되는 이유다. 치료는 병기에 상관없이 외과적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한 뒤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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