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은 적게, 행복은 크게. 모든 사람이 바라는 여행의 이상형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 여행자는 더더욱 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11월에 가볼 만 한 곳으로 꼽은 일명 ‘짠내 투어 명소’ 가운데 4곳을 추렸다. 네 곳 모두 실속파 여행자를 위한 가성비 좋은 관광지다.
충북 제천에는 1만9900원에 지역 대표 먹거리를 두루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약선 음식 거리, 전통시장을 걸으며 다섯 가지 먹거리를 맛보는 ‘제천 가스트로 투어’다. 코스에 달라 메뉴가 달라진다. A코스는 찹쌀떡을 시작으로 하얀 민들레 비빔밥, 막국수, 샌드위치, 빨간오뎅을 맛본다. B코스는 황기 소불고기, 막국수,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빨간오뎅, 수제 맥주를 차례로 즐긴다.
대표 메뉴인 ‘빨간오뎅’은 제천 내토시장이 자랑하는 길거리 음식이다. 닭꼬치처럼 빨간 고추장 양념을 직접 발라 전골처럼 끓여 먹는 어묵인데, 중독성이 대단하다. 예약(4명 이상)은 필수. A코스와 B코스 모두 가격은 동일하고 다 돌아보는 데 2시간가량 걸린다.
신안 퍼플섬(안좌면 반월·박지도)은 외딴 섬 곳곳을 보랏빛으로 칠한 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이색 명소다. 마을 지붕과 담벼락은 물론 도로와 푯말, 식당 내부의 식기와 동네 개집까지도 보라색으로 칠했다. 동네 어르신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색으로 꽃단장해 방문객을 맞는다.
퍼플섬 여행자의 필수품은 보랏빛 의상과 소품이다. 코스튬 플레이하듯이 섬 곳곳에서 남다른 기념사진을 찍어갈 수 있어서다.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을 착용하면 입장료(어른 5000원)도 면제받을 수 있다. 퍼플섬 박지도(2.1㎞)와 반월도(4㎞)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걸어서 일주하려면 4시간은 잡아야 한다. 마을 초입에서 보라색 전기자전거(1시간 5000원)를 빌려 탈 수 있다.
재래시장은 알뜰한 여행자를 위한 최고의 놀이터이자 먹자골목이다. 부산에는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처럼 이름난 재래시장이 곳곳에 있다. 1950년대 미군 군수물자와 밀수입품이 흘러들면서 발달한 국제시장은 없는 게 없다. 각종 생필품부터 주방 기구, 철물, 조명, 원단, 부자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해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현재는 커피숍으로 운영 중)’가 시장 최고의 명물로 통한다. 국제시장 맞은편에는 의류·잡화·수입품이 즐비한 부평깡통시장이 있다. 깡통시장은 국내 첫 상설 야시장(오후 7시 30분~11시 30분)으로도 유명한데, 가격이 5000원이 안 되는 먹거리를 두루 맛볼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 3코스(인월~금계 구간)는 20.2㎞ 길이의 장거리 트레일이다. 코스를 다 걷는 데 7시간이나 걸린다. 그중에서 가을 산골 풍경과 농촌의 삶을 생생히 엿볼 수 있는 구간이 있다. 전북 남원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약 10㎞ 길이다(4시간 소요).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마을 담장을 지나고, 여행 후 민박집의 따듯한 온돌방에서 체력을 보충할 수 있다. 매동마을은 지리산둘레길를 걷는 사람들 사이에서 쉼터로 통하는 장소다. 마을에 정겨운 분위기의 민박집 여남은 곳이 몰려 있다. 민박 대부분이 하룻밤 묵어가는 데 4만~6만원이면 충분하다. 한 끼 식당도 7000~8000원 수준이다.
전남 신안군은 퍼플섬이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2022년 11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각 지역 관광명소를 홍보하기 위해 매월 테마를 정해 6곳의 추천 가볼 만한 곳을 선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가 정한 11월 테마는 '달콤한 짠내투어'로 고물가시대,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 싶은 여행자를 위한 가성비 좋은 여행지이다.
신안 퍼플섬은 여행자들이 한 번에 섬 3곳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이색 명소다. 펴플섬에 들어서면 마을 지붕부터 도로, 휴지통, 식당 그릇까지 보랏빛 일색인 장면들을 접하게 된다.
또 2021년 UNWTO 세계최우수 관광마을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의별로 선정돼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퍼플섬에는 계절별 보라색 꽃이 피는 대규모의 꽃 단지가 조성돼 있다.
봄에는 라벤다, 여름에는 버들마편초, 가을에는 아스타 국화꽃으로 보라색 향연을 펼치고 있다.
퍼플교(보행교)에서 푸른 하늘과 바다를 충분히 즐기려면 만조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간조에는 보행교 아래로 찰랑이는 물살 대신 너른 갯벌이 있고, 섬에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해안일주도로가 조성돼 있다.
박우량 군수는 "퍼플섬은 이제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으로 알려 지고 있다"며 "보라색의 성지 퍼플섬으로 전국민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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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여행지는 ▲철원한탄강주상절리길(강원 철원) ▲제천 맛 기행(충북 제천) ▲부산 시장 투어(부산 중구) ▲창녕 우포늪과 우포잠자리나라(경남 창녕) ▲지리산둘레길 남원 월평마을·매동마을 ▲신안 퍼플섬(전남 신안) 등 총 6곳이다. 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는 관련 지방자치단체 누리집과 관광안내소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에메랄드빛 비경 한눈에…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해외 명소 부럽지 않은 비경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유네스코가 인증한 한탄강지질공원 순담-드르니 구간에 조성된 길로, 총 길이 3.6㎞에 이른다. 잔도(높은 절벽에 낸 길)를 거닐며 화산활동이 만든 한탄강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한다. 교량 13개, 스카이전망대 3곳, 전망쉼터 10곳을 설치해 전망과 아슬아슬한 재미를 만끽하고, 각자 체력에 맞게 걷기와 휴식을 조절하도록 했다.
이 길은 출입구가 2곳이라 출발지로 돌아가려면 차를 이용하거나 걸어야 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양쪽 매표소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 평일에는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입장료(어른 1만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를 내면 절반 정도를 철원사랑상품권(어른 5000원·청소년 2000원·어린이 1000원)으로 돌려준다. 입장 시간은 오전9시~오후4시이며, 동절기(12월1일~이듬해 2월28일)에는 오후3시에 마감한다. 매주 화요일·1월1일·명절 당일 휴무.
철원한탄강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에서 고석정(강원기념물)이 멀지 않다. 고석정은 한탄강 변에 있는 정자로, 일대의 협곡을 통칭하기도 한다. 정자 앞에 우뚝 솟은 바위가 웅장하다. 한탄강의 새로운 명물 철원한탄강은하수교와 철원이 번성하던 근대의 시가지 모습을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도 놓치지 말자. 세 곳 모두 이용료가 없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만 원짜리 두 장으로 즐기는 맛 기행…충북 제천
충북 제천은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여행지다.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다. 가스트로 투어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제천의 이야기를 듣는 미식 프로그램으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제천 칠성로가 투어 출발 지점이며, 명물 빨간오뎅과 '덩실분식' 찹쌀떡부터 약초를 넣은 약선 음식까지 제천의 식문화를 골고루 만날 수 있다. A코스는 찹쌀떡을 시작으로 하얀민들레비빔밥, 막국수, 샌드위치, 빨간오뎅 순서로 맛본다. B코스는 황기소불고기를 먹은 뒤 막국수,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빨간오뎅, 수제 맥주를 차례로 즐긴다. 선호하는 음식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는데, 수제 맥주가 포함된 B코스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포만감을 해소하기 위해 의림지와 제림(명승)으로 향해 산책하다 보면 마음이 잔잔해진다. 용추폭포유리전망대의 아찔한 스릴도 놓치지 말자. 청풍문화재단지에서는 수몰 전 주민의 생활상을 살펴보고, 청풍대교와 청풍호를 감상할 수 있다. 4인이 여행할 경우, 토박이 기사가 안내하는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5시간 동안 1인당 1만2500원으로 제천 곳곳을 누빌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가성비 넘치는 부산 시장 투어…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
얇은 지갑 때문에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부산으로 알뜰한 시장 여행을 떠나보자. 1만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우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국제시장은 이름처럼 없는 게 없고, 각종 생필품부터 주방 기구·철물·조명·원단·부자재·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제시장 맞은편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평깡통시장이 있다. 청과와 육류·생선·건어물 등 식재료를 비롯해 의류·잡화·수입품이 주를 이룬다. 전국 최초로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에서는 밤늦도록 갖가지 주전부리가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바다에 접한 자갈치시장은 펄떡이는 활어와 문어·낙지·조개 등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하다. 구입한 횟감은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시장 투어시 온누리상품권이나 제로페이(모바일)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용두산공원은 부산타워를 새롭게 꾸민 다이아몬드타워와 이순신 장군 동상·꽃시계·시민의종 등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공원이다. 해가 진 뒤 산책 코스로도 좋다. 유라리광장은 토요일이면 영도대교 도개 행사를 보기 위해 찾는 발걸음이 많다.
◆관람료 없는 우포잠자리나라·우포늪생태체험장·창녕박물관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은 람사르협약에 등재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습지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의 별'에 이름을 올렸는데, '짠내투어'의 최적지로 꼽힌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다.
지난해 11월25일부터 관람료를 받지 않는 우포늪생태관에서 진행하는 에코누리 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기면 더 실속 있는 여행이 된다. 우포잠자리나라는 우포늪에 서식하는 잠자리를 포함해 다양한 곤충에 대해 배우는 체험 학습관이다. 입장료 50%를 창녕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
입장료와 관람료를 받지 않는 우포늪생태체험장과 창녕박물관도 지나치기 섭섭하다. 토끼먹이체험장, 산토끼동요관, 레일썰매장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을 갖춘 산토끼노래동산은 저렴한 입장료(어른 2000원·청소년 1500원·어린이 1000원)로 종일 시간을 보내기 좋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소박한 산골 여행…지리산둘레길 남원 월평마을·매동마을
남원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은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곳이다.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길은 대부분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3코스)에 속한다. 길은 남천(람천) 따라 흐르다 숲과 고개 넘어 다시 마을과 이어진다. 월평마을에서 매동마을까지 느리게 걸어 4시간 남짓 걸린다. 임진왜란의 사연이 서린 중군마을, 물 맑은 수성대 등이 둘레길에 담긴다. 배너미재를 넘으면 숲길이 끝나고, 지리산을 병풍 삼아 장항마을 당산 소나무가 서 있다.
매동마을은 지리산둘레길 여행자가 하룻밤 묵어가는 대표 마을이다. 민박에 머무는데 4만~6만원 선(2인 기준), 산나물이 푸짐한 식사가 7000~8000원이다. 소박한 산골 여행에 마음은 지리산처럼 넉넉한 부자가 된다.
천년 고찰 실상사(사적)와 풍광 좋은 퇴수정(전북문화재자료)이 매동마을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상황마을 다랑논,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등구재도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에서 만난다. 끝자리 3·8일에는 인월장이 선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바다 위 걸어 보랏빛 섬 여행…신안 퍼플섬
한 번에 섬 3곳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이색 명소가 있다. 마을 지붕부터 도로, 휴지통, 식당 그릇까지 보랏빛 일색인 전남 신안군 퍼플섬이다. 퍼플섬은 안좌도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보라색 해상보행교가 안좌도와 반월도, 박지도를 잇는다. 안좌-반월 간 문브릿지 380m, 반월-박지 간 퍼플교 915m, 박지-안좌 간 퍼플교 547m다.
섬 관광을 생략하고 보행교만 따라 걸어도 족히 30분은 걸린다. 푸른 하늘과 바다를 충분히 즐기려면 만조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간조에는 보행교 아래로 찰랑이는 물살 대신 너른 갯벌이 펼쳐진다. 섬에 아기자기한 포토 존과 해안일주도로가 조성됐고, 마을호텔과 식당도 있다. 퍼플섬에 갈 때는 보라색을 꼭 기억하자. 보라색 옷이나 신발·모자 등을 착용하면 입장료(어른 5000원·청소년 3000원·어린이 1000원)가 면제된다.
반월·박지도에 가려면 압해도와 암태도·팔금도·안좌도를 지난다. 전부 다리로 연결된다. 바다 위 교량 길이만 7.2㎞에 달하는 천사대교, 천사섬분재공원, 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 한국 추상미술 1세대 김환기 화백 고택(국가민속문화재)이 동선에 있다. 백길해변·둔계해변 등이 아름다운 자은도도 함께 여행하기 적당하다.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오는 11월 19일 ‘2022 퍼플아일랜드, 1004 힐링길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퍼플아일랜드(퍼플 섬)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박지도와 반월도의 새 이름이다. 집과 지붕, 두 섬을 잇는 다리뿐만 아니라 자동차, 심지어 밥그릇까지 두 섬에 있는 모든 것이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박지도와 반월도 돌고 두 섬을 잇는 퍼플교를 건넌다. 참가자들이 6km를 천천히 걸으면서 아름다운 박지도와 반월도에서 ‘힐링’을 할 수 있도록 신안군이 이 행사를 기획했다.
신안군은 이 대회에 참가할 사람 1004명을 모집한다. 내국인, 재외동포, 외국인 상관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데 단 양말, 신발을 포함해 위·아래 옷을 보라색으로 입기를 주최 측은 권한다. 이 대회는 대한걷기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문의는 대한걷기협회(01-523-2383) 또는 신안군(061-240-8367)으로 하면 된다.
'무한의 다리'는 자은도 둔장해변에 놓인 인도교다. 총길이 1004m, 폭 2m로 구리도, 고도, 할미도로 이어진다. 섬과 섬 사이를 다리로 연결한다는 연속성과 끝없는 발전을 희망하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다. 푸른 바다와 섬, 수평선이 만들어 내는 풍광에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다.
무한의 다리
7일, 전남 신안 1박 2일 섬 여행을 나섰다. 친구 두 명과 함께 했다. 이번 여정은 자은도, 암태도, 안좌도, 비금, 도초 등이다. 육지와 바다에서 자동차와 배를 번갈아 타는 즐거움도 있지만 더욱 호기심을 끄는 것은 색색의 꽃과 아름다운 다리다.
압해도에서 천사대교를 지나 암태도 기동 삼거리('기동 삼거리 벽화'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20여분 가다 보면 은암대교에 이른다. 다리 이름은 자은도의 '은'과 암태도의 '암'자에서 따왔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고 개발 중에 있어 육지로 말하면 오지다.
해변 길만 찾다 보니 목적지를 지나치고 말았다. 중부로 송산 교차로에서 둔장길로 들어서야 한다. 작은 섬이고 마을 길이 좁아 자칫 놓치기 쉽다.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다. 연못을 파고 나무를 심고 주변을 다듬고 있다.
오전 10시가 훨씬 지나서야 둔장해변에 도착했다. '무한의 다리'가 있는 윈드 비치다. 파도가 겹겹이 밀려와서 사라진다. 하얀 거품을 잔뜩 머금었다. 멀리 풍차(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간다. '무한의 다리' 이름은 조각가 박은선과 스위스 출신 건축가 마리오복타가 지었다고 한다.
소룡산에서 둔장까지 움푹 들어와 자리 잡은 '윈드 비치'는 정면에 세 섬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거세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건널 때는 스릴이 넘친다. 구리 섬 갯바위에서 숨을 돌린 뒤 다시 할미도로 향했다.
다리를 내려서니 의자와 파라솔 등 피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작은 섬이지만 둘레길이 보인다. 산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한 5분 정도 걸으니 할미도 전망대다. 동북 방향으로는 소룡산이 북쪽으로는 '무한의 다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점심은 암태면 소재지에서 백반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말이 간단이지 한정식 수준이다. 굴비도 한 마리 곁들여 준다. 깔끔하고 담백하다. 신안 어디에 가나 '1004 섬 신안' 표지가 보인다. '1004 섬 신안'을 브랜드화 한 느낌이다.
안좌도 퍼플섬
자은도에서 암태도를 거쳐 안좌도 퍼플 섬에 도착한 시각은 낮 12시 30분, 섬이 온통 퍼플(보라)색이다. 다리도 보라, 지붕도 보라, 휴지통도 보라.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도 보라색이다. 파란 바다가 아니라 보랏빛 바다다.
퍼플 섬은 안좌도 남쪽에 위치한 반월도와 박지도 두 개의 섬을 말한다. 퍼플교와 퍼플 섬은 2021년 세게 관광기구가 선정한 '세계 초우수 관광마을'로 뽑혔다. 2021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 '33개 섬'에 선정된 곳이다.
반월도는 섬의 형태가 반달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의 지형이 사람의 어깨를 닮았다 하여 어깨산(견산)이라고도 부른다. 박지도는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여 박지도라 부른다. 섬의 모양이 박을 닮아서 바기섬, 배기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좌도에서 반월도, 박지도를 거쳐 다시 두리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퍼플교 한 바퀴 도는 코스가 퍼플 섬의 백미다. 두리 선착장 매표소에서 반월도까지의 문부릿지는 부교(떠있는 다리)다. 걸을 때마다 출렁이는 기분이다. 반월도 둘레길 구간을 한 5분 정도 걸었을까. 반월~박지도 구간 퍼플교 입구다.
퍼플교 길이는 반월도에서 박지도 까지 915m, 박지도에서 두리 선착장까지 547m로 총 1462m다. 문부릿지 까지 포함하면 약 2km 정도 거리다.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보라색 다리를 건너는 즐거움은 육지에서의 트레킹 못지않다.
1. 반려동물에 보라색 옷을 입혀 입장한 동반객 1인.
2. 2인 이상의 관광객이 양말. 스카프. 안경 등 동일한 보라색 액세서리를 갖춘 사람
3. 주민등록상 '보라' 이름을 가진 사람.
4. 보라색 의복 착용 시 무료입장 [상의, 하의, 신발. 우산(양산. 우의). 모자]
만 65세 이상, 출향 도민, 자매 결연 시·군민은 입장료 5000원을 내면 지역 상품권과 교환해 준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관광사업도 활성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다. 무료입장 안내문 또한 흥미를 유발한다. 병풍도 맨드라미 축제에서도 붉은색 의복을 착용하여 꽃과 사람이 하나가 된듯 보기가 좋았다. 축제를 즐기는 방법이다.
신안 '무한의 다리'와 '퍼플섬' 여행은 관광 사업도 모방이 아닌 지역 특성을 살린 블루오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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