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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옷이 안팔린다고요? 어떻게 대처할까?

by KS지식 - 문화 YouTube 202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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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산업계에 재고 관리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패션기업들이 그렇다.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으로 급격하게 전환하는 와중에 인플레까지 겹치면서 미리 생산해 뒀거나, 생산 중인 제품의 판매량을 좀처럼 가늠할 수 없어서다.

늘어나는 재고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의 1분기 재고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분기 평균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휠라홀딩스의 재고자산은 작년 1분기 말 5877억원에서 올 1분기 말 8654억원으로 47.2% 증가했다.


속옷업체 BYC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1분기 말 재고자산은 342억원으로 1년 전(309억원)에 비해 10.6% 불어났다. 무신사와 LF도 재고자산이 10% 남짓 늘었다.

이런 증가 속도는 스포츠웨어가 큰 인기를 끌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지난해에 비해 훨씬 빨라진 것이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분기 평균 재고자산 증가율이 5.7%에 불과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패션기업들이 생산을 대폭 확대한 골프웨어나 아웃도어 등 스포츠 관련 의류 쪽에서 재고자산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재고가 증가하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의류는 철이 지나면 판매가 어려워 자산 가치가 빠르게 하락한다. 정상 판매가격에 팔리지 않은 의류는 아울렛으로 자리를 옮겨 할인 판매되는데, 이마저도 안 팔리면 ‘땡처리’ 세일에 들어가거나 폐기된다.

‘무재고 실험’ 나선 패션사들

이에 따라 무재고 시스템을 실험하는 패션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주문 후 제작 방식을 적용한 두두에프앤엘의 아동복 브랜드 ‘리미떼두두’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3개월에 한 번씩 주문을 받아 일괄 제작한 뒤 배송한다. 주문 후 상품을 받기까지 3~4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캠핑 브랜드 ‘슬로우피크’는 재고 소진 시 별도의 공지 없이 판매를 중단한다. 텐트 재고가 없어 1~2개월 기다리는 건 예삿일이다. 중소 패션 브랜드들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자금을 수혈해 정해진 수량만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모은 뒤 일정 수량을 생산하고 발송하는 방식이다.

재고 관리 중요성 더 커져

엔데믹으로 생활 패턴이 크게 변화하는 만큼 패션업계에서 재고 관리의 중요성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 2위 유통기업 타깃은 1분기 재고자산이 지난해 동기 대비 43% 증가해 주가가 실적발표 당일 25% 하락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폭발하는 수요에 미리 비축해뒀던 홈웨어와 가구 등이 ‘땡처리’ 상품으로 전락해서다. 의류 브랜드 ‘갭’도 지난해 생산해 놓은 레깅스 등 애슬레저 의류를 덤핑 세일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커 무재고 실험이 어려운 국내 패션 대기업들은 판매량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고 재고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의류를 1차로 소량 생산한 뒤 반응을 보고 추가 생산하는 ‘탄력생산’ 방식을 택했다.

 

중국 의류업계가 과잉 재고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 당장 생산을 중단해도 중국인들이 15년간 입을 수 있을 만큼 재고가 넘쳐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과잉과 재고는 기업들의 이익 구조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어 문제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이 의류업체 경영난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체들마다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의류업계에 만연한  ‘재고 악몽’

부동산·철강 등뿐만 아니라 중국 의류업계 또한 재고 해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Wind가 2016년 4월 말 현재 증시에 상장 중인 38개 의류기업이 발표한 2015년 실적 보고서를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연말의 재고물량규모는 353억9600만 위안(한화 약 6조2000억 원)으로 총 자산 중 21.47%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8개 기업 중 재고부담이 가장 큰 기업은 중국 의류업계의 ‘맏형’이라 불리는 하이란즈자(海瀾之家, 600398.SH)로, 이 회사의 재고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4% 늘어난 95억7900만 위안을 기록했으며, 재고회전율 또한 전년 대비 39일 늘어난 298일에 달했다.

또 다른 의류제조업체 메이방푸스(美邦服飾, 002269.SZ)는 증시 상장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순익을 기록했다. 재고물량이 18억7500만 위안까지 늘어나면서 총자산 중 재고 비중이 30%까지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지화그룹(際華集團, 601718)·훙더우구펀(紅豆股份, 600400)·썬마푸스(森馬服飾, 002563)·싱치류(星期六, 002291)·바오시냐오(報喜鳥, 002154) 등도 각각 10억 위안 규모의 재고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재고량 급증으로 기업이윤 잠식, 판매전략 수정 나섰지만···

늘어난 재고량은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원흉이 아닐 수 없다. 팔지 못한 제품이 쌓이면서 회사의 운영자금을 갉아먹고, 관리비용 증가와 제품판매주기 연장으로 인해 기업 전반의 운영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이방푸스가 그 대표적 사례로,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2015년 미수계정과 단기대출은 동기 대비 각각 3.16%, 7.2% 증가한 반면, 보유현금은 7% 감소했다. 중국 유명남성복 브랜드 치피랑(七匹狼) 또한 2015년 재고물량이 최근 4년래 최대치인 8억4300만 위안에 달하면서 지난해 자산가치가 2억6300만 위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의류기업들의 재고 물량이 급증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했다. 중국 거시경제 악화로 소비력이 위축된 것과 해외 직구 증가 및 해외 브랜드들의 공세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재고 증가에 대해 하이란즈자는 “업무확대를 추진하며 생산물량이 늘어났고, 2015년 겨울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목표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방식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 의류업체들의 성장을 저해한 최대 걸림돌로 지적된다. 의류소비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소비채널이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전통 오프라인 매장에 충격이 되었고, 실물매장 중심의 판매전략을 제때 수정하지 못한 것이 직격탄이 되었다.

중화전국상업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전국 100개 중점 대형 소매기업의 의류소매판매액은 동기 대비 5.1% 감소했고, 같은 기간 의류 등 패션용품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다수 의류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 축소 및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를 통한 위기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가격 인하와 같은 프로모션은 판매 대리상 수익 잠식 및 기업 이미지 훼손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낳을 수 있어 지양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입장이다.

메이방푸스의 경우 지난 2년간 직영점 및 가맹점 2000개 지점을 폐쇄했고, 치피랑은 2015년 한 해에만 전체 매장의 1/6에 달하는 591개 매장 문을 닫았다. ▲주무왕(九牧王, 601566) ▲希努爾(002485) 등도 지난해 100여 개의 매장을 철수했다.

이와 함께 불완전 통계에 따르면, 증시 상장 중인 중국 의류기업의 90% 이상이 ‘인터넷으로의 전환’ 프로젝트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방푸스는 2012년 12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방거우왕(邦購網)을 출시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O2O 체험매장으로 탈바꿈시키면서 O2O 마케팅 시도에 나섰다. 2014년에는 패션 아이템 코디 등 콘텐츠를 내세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유판(有範)’을 선보였다.

썬마푸스는 2015년 4월 한국 전자상거래 전문기업 ISE커머스에 1억 위안을 투자했고, 바이위안쿠예(百圓褲業)는 2015년 7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환추이거우(環球易購)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이밖에 바오시냐오 등은 중국 대표 소셜커머스 메이퇀(美團)과 O2O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 및 O2O 업무 강화만으로는 재고 해소나 실적 개선의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메이방푸스의 온라인화 전략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오히려 인적·물적자원 관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공간이 더욱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2015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썬마구펀만이 온라인 채널 확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70% 가량 늘어난 18억 위안의 소매판매액을 달성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전자상거래업무 강화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의류 및 패션업계 전문 연구기관 유타후이(優他匯, UTAbrand) 연구원 쑨쉰(孫遜)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망을 이동시킨 것 만으로는 소비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제품 개성과 고품질로 승부할 때”라고 지적했다.

 

출처: 뉴스핌,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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