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대표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수천만명이 굶주림에 직면할 우려가 커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유엔 인사는 극빈국, 식량 순수입 개발도상국, 유엔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를 언급하면서 2020년 아프리카 국가가 식량의 80%, 곡물의 92%를 대륙 밖에서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빈국이 사들이는 필수 식량,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비상업적 인도주의 목적으로 구매하는 식량에는 WTO 회원국이 수출 규제를 가급적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 공격 받은 우크라이나 논밭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 뒤 경작지의 25%를 교전 때문에 상실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 항구가 봉쇄되면서 세계 곡창 지대인 이들 지역의 수출이 차단돼 세계 식량 대란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이전까지 우크라이나는 세계 4위의 밀, 옥수수 수출국이었다.
5년 만에 열린 이번 WTO 각료회의는 지난 12일 개막해 15일까지 이어지며,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수산보조금 금지, 식량·에너지 위기 해소, WTO 개혁 등의 안건을 다룬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인도가 자국 내 수요를 충당하고 물가를 낮추려고 국외로 밀에 이어 설탕 수출에도 빗장을 건 가운데 나왔다.
그는 WTO 회원국이 경쟁을 제한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관행에 맞서는 데 유엔 지도부도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식량이 부족해지는 와중에 필수 식량을 비축해두는 것은 모두를 위한 식량 안보를 가로막고, 식량 접근권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WTO는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164개 회원국 통상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각료회의를 열고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각료회의는 2년마다 개최되는 WT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연기되면서 2017년 이래 5년여만에 열리게 됐다.
외신들은 15일까지 진행되는 각료회의의 최대 현안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적인 식량위기 대응을 꼽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중단됐고, 폭염·가뭄까지 겹치며 식량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3억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기아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WTO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WTO 측은 일부 회원국들에 식량 수출 제한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소 30여개국이 내수용 식량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제한했고 이런 조치가 위기를 악화시켰다는 판단에서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원국들의 합의를 낙관적으로 보면서도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 두 가지 이슈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것이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 울퉁불퉁하고 바위가 많을 것이며 가는 길에 지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서방국가 대표단끼리의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막심 레셰트니코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연설하려하자 서방 회원국 대표들을 비롯한 30여명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다. 러시아는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WTO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위기의 주된 원인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때문이라며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항로가 봉쇄되며 3000만t에 달하는 곡물을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드미트로 세닉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일단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으로 향하는 육로를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철로 궤도 넓이가 달라 기차에서 물품을 내렸다가 다시 실어야 해 물류 작업이 지체될 수 있으며, 루마니아로 통하는 경로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해상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중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국의 협조를 얻어 전쟁으로 멈춰진 해상 운송로를 다시 열겠다는 취지다. 터키의 중재는 당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입장차가 커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출처: 연합뉴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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