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공무원과 경찰이 대립하고 있는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경찰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26분쯤 퀴어축제가 열리는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축제 준비 과정에서 경찰과 행정 당국이 충돌한 것과 관련, “공무원 충돌까지 오게 한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라는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 어디에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우리가 오늘 (행사장에) 나온 것은 불법 도로 점거 시위는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아침에 경찰이 불법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밀치고 버스통행권을 제한했다. 그랬으면 트럭(무대차량)도 못 들어가게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 발은 묶어놓고 불법 점거하는 시위 트럭은 진입시킨 행위는 불법 도로 점거를 방조한 것”이라며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 과연 이게 정당한지 안 한 지 가려보자. 아마 전국 최초로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과 사전에 수 차례 협의했는데 (대구)경찰청장이 법을 이렇게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재인 시대의 경찰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나 세상이 바뀌었다. 그런 불법 집회가 난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공무원들은 ‘멋대로 대중교통 10시간 차단하는 대구퀴어축제 강력히 반대’라는 현수막을 들고 주최 측을 비판했다.
이날 퀴어축제에 대비해 오전 7시부터 기동대 20개 중대 1300여명과 교통경찰·일반 직원 200여명, 시청·중구청 직원 500여명이 560m 거리에 한데 모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퀴어축제 주최 측은 부스 40여개를 도로에 차리기 위해 오전 9시 30분부터 무대 차량, 물품·현수막 차량을 이용해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진입하려 했다.
대구시 공무원들이 이를 막으려고 나서면서 무대차량 진입을 위해 교통정리에 나섰던 경찰관들이 대치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퀴어축제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도로 불법 점거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는데, 자기들 축제를 못 하게 막는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경찰은 퀴어축제는 헌법과 관련 법률에 따라 최대한 보장해야 할 정당한 집회라며 행사 개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경찰 등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 퀴어문화축제’에 1500여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 퀴어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 개최를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전 차로(왕복 2개 차로)에서 집회와 2.4㎞ 구간에서 퍼레이드(행진)를 하겠다고 경찰에 집회를 신고했다.
이날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예정돼 있다. 다음 세대 지키기 학부모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동성로 인근에서 1000명 규모 집회를, 국민주권침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중앙로에서부터 노보텔 앞 인도와 2개 차로에서 1000명 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 헌법과 관련 법률에 따라 최대한 보장해야 할 정당한 집회라며, 주최 측과 반대 측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인·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으로 교통혼잡에 대비해 교통경찰을 충분히 배치할 계획이다.
반면 대구시와 중구는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 개최를 위한 도로 점용을 불법으로 간주하며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이 부스나 무대 설치를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퀴어축제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도로 불법 점거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는데, 자기들 축제를 못 하게 막는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주최 측의 무대 차량 진입을 위해 교통정리에 나선 경찰관들과 이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이 대치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축제 주최 측 관계자들은 환호하며 "대구 경찰 이겨라. 대구 경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홍준표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문화축제는 불법 도로 점거"라며 "(이를 허용한)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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