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로 알려진 레오나르도가 죽는 날까지 욕실에 걸어두고 쳐다보던 그림 속의 모델의 정체도 궁금하고 유명하지만, 모나리자의 진가는 그림 속 여인의 신비한 미소에 있습니다.
입술의 양끝만 살짝 올라간 이 미소는 레오나르도의 다른 그림에서도 나타납니다. 전문가들은 레오나르도의 인간에 대한 오묘한 감정과 관능이 이 미소로 표현됐다고 평가합니다.
'세례자 성 요한'의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모호한 얼굴 모양과 미소, 성모 마리아를 그린 '성모와 성자와 성 안나'의 성모 마리아의 미소도 모나리자의 미소와 닮았습니다. 모델이 지은 미소라기보다 화가인 레오나르도가 생각하는 보편적이고 관능적인 미소라고 분석되는 부분입니다. 한국의 학자들은 부처의 미소와 같다고 높이 평가합니다. 신라시대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소와 닮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모나리자의 미소는 어떤 사람에게는 인자하고 성스러운 미소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섬뜩하고 무서운 미소, 환자의 미소 등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입니다. 이런 평가들은 모두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것이라고 합니다.
레오나르도는 모나리자 이전부터 과학적 연구에 충실했던 과학자이기도 했습니다. 해부학 연구에 매진했고, 눈을 이해하기 위해, 안구를 정교하게 해부하기 위해 삶은 달걀에서 형성되는 글루타민산염으로 안구를 고정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에도 레오나르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안구를 해부하기 전에는 파라핀 같은 응고물로 안구를 고정시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과학자들은 모나리자의 이 미소는 '가짜'라고 분석합니다. 억지로 지은 미소일뿐 진실된 미소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루카 마실리 미국 신시내티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국제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제연구팀은 모나리자의 행복감은 왼쪽 얼굴에서만 나타나는데, 이런 비대칭적인 미소는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연구팀은 모나리자 미소를 반으로 나눠 오른쪽과 왼쪽을 각각 거울에 비췄을 때 대칭이미지가 표현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42명의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응답자의 92.8%에 해당하는 39명은 왼쪽 미소(거울에 비친 모습은 반대인 오른쪽, 위 그림 d)는 행복감을 나타낸다고 답했지만, 오른쪽(위 그림 c)이 행복감을 나타낸다고 답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오른쪽(위 그림 c) 미소에 대해서는 35명은 중립적인 감정, 5명은 혐오, 2명은 슬픔을 표현한 미소라고 응답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진짜 미소는 양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 주변 근육이 수축되는 것을 19세기 프랑스의 신경학자 기욤 뒤센의 이름을 따서 '뒤센 미소'라고 부르는데, 모나리자의 얼굴 위쪽 근육은 움직임이 없어 비뒤센 미소인 비대칭 미소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가짜 감정이며,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미소라는 주장입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하나는 "모델이 몇시간 동안 꼼짝 않은 채 진짜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델이 계속 즐거워하도록 농담을 하는 등 레오나르도가 노력했음에도 모나리자의 미소는 억지로 지은 미소"라는 것, 다른 가설은 "레오나르도가 비대칭 미소의 진정한 의미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그런 미소를 그렸다"는 것입니다.
바자리는 <미술가 열전>에서 레오나르도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위해 악사와 광대를 불러 부인의 심기를 즐겁게 만들어 정숙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과 편안한 손 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4년이 걸리고도 미완성으로 끝났다고 서술했습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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