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일어나 공무원들이 소집된 가운데 여성 공무원은 소집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직장인 인증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산불 진화에 동원된 공무원들 중 여성 공무원들은 배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임을 인증한 A씨는 “‘산불현장에 비상대기중인 여직원 및 집결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처음엔 특정장소로 전직원 소집문자를 보내더니 한 시간 쯤 뒤엔 여직원들은 돌아가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서 들어갈 장소도 없이 대기하는 남자직원들이 안타까웠다”며 “결국 누군 남고, 자리 떠나는 여자직원들도 서로 불편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무원 인증을 한 B씨는 “각 관과 소 주무팀장 및 서무분들께서는 투입인원 선발하여 즉시 행정과로 통보요청(남직원 선발, 소집인원 별송). 4.3.(월) 07:15분까지 군청 집결될 수 있도록 조치바람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같은 직원이지만 남직원만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하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산불비상근무에 남자직원들만 동원됐다는 주장이 추가로 나고 있다.
공무원 C씨는 “산불관련 근무안내 문자에는 <내일 산불비상 근무> 본청의 남자직원 동편 주차장, 06까지 버스에 탑승 바람”이라고 적혀있었다며 “이런 경우는 오히려 배제된 여성들이 더 화를 내야할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관련 문자를 보낸 대전시 관계자는 “남녀의 구분없이 산불 현장이 급격한 경사와 함께 위험한 지역이라 신체적으로 체력 소모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려했다”며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 작업이고 필요한 인원도 전직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원들을 뽑다보니 상식적으로 결정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3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산직동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대전시청 산림녹지과는 대전시 전(全) 직원에게 ‘산불 긴급 비상소집’ 발령 사실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산불진화본부가 설치된 기성중학교로 모이라는 내용이다. 1000여명의 공무원이 소집됐다.
논란이 불거진 건 같은 날 오후 6시 2차로 발송한 문자메시지였다. 산림녹지과는 “산불 현장에 비상 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파했다. 밤 10시 48분에는 다음날 산불 관련 비상 근무를 안내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본청의 남자 직원 동편 주차장 06시까지 버스에 탑승 바람”이라는 내용이다. 여성 직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대전시의 이 같은 근무 지침을 두고 성차별이라며 불만을 내비치는 글이 쏟아졌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든지 산불을 꺼야 하는 상황 아닌가” “남자가 여자보다 호흡기가 더 튼튼한가” 등의 반응이다. 여성을 싸잡아 ‘4등급 시민’ ‘마이너스 인력’이라고 비하하는 이들도 있다.
공지 문안을 작성한 대전시청 산림녹지과는 “산불 현장은 굉장히 험하고 야간까지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젊은 남성 직원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두 번째 메시지는 산을 실제로 오르내리는 필수인력만 남고,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일을 하는 일부 여직원은 철수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산불 진화라는 업무 특성상 여성분들이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험한 길을 오르내리고,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물도 날라야 하는데, 신체적으로 여성분들보다는 남성들이 유리한 것은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솔했다. 사려 깊지 못한 지시였다”고 했다.
근로기준법은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호를 한다. 제70조는 “18세 이상의 여성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려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직 공무원들까지 산불 진화에 동원된 가운데 이중에서도 여성 공무원들만 산불진화 비상근무 소집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직장인 익명성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현실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로부터 공무원 인증을 받은 A씨는 “아까는 여직원은 퇴근시키더니 내일은 남자직원만 모이라한다”라고 토로했다.
A씨가 올린 게시물에는 “내일 산불비상근무에 본청의 남자 직원만 주차장으로 오전 6시까지 버스에 탑승바란다. 부서별 착출인원은 별도로 통보할 예정이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캡처돼 첨부됐다.
다른 공무원 B씨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에는 “산불현장에 비상대기중인 여직원 및 집결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캡처돼 올라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산불 났는데 공무원 분들 서로 차별 하는건 너무하다”며 “산불이 났는데 정부에서 남녀 차별을 한다. 누구든지 가서 빨리 산불을 꺼야 되는건 아닌가”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날 한 대전시 관계자는 “남녀의 구분없이 산불 현장이 급격한 경사와 함께 위험한 지역이라 신체적으로 체력 소모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려했다”며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 작업이고 필요한 인원도 전직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원들을 뽑다보니 상식적으로 결정된 일”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지난달 7일에도 한 소방공무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일주일넘게 산불끄고 있는 공무원인데 산불발생하고 일주일넘게 산에 올라가는거 남직원이 95퍼센트 이상”이라며 “여자는 계속 사무실에서 상황근무랍시고 따뜻한 사무실에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 항의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렇게 했을 때 내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우려돼 여기에 호소해본다”며 “양성평등이 엄청 중요해진 시대에 과연 이게 합리적인 방법인가”라고 토로했다.
3일 하남소방서 소속 대원이 충남 홍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는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편 전날 오전 11시쯤 충남 홍성과 대전에서 산불 3단계 규모의 화재가 발생해 산림 당국이 현재까지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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