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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명화 이해하기 (10) 신사임당 - 묵포도도 해석

by KS지식 - 문화 YouTube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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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그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살아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그녀는 여성에게는 엄격했던 시대에 살면서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스스로 빛을 발한 예술가였다. 풀, 벌레를 사랑한 화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보적인 삶을 산 그녀는 정직하면서도 순수하게 자연의 목소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신사임당은 시 서 화에 능한 문인이었으나, 남아있는 작품은 많지 않다. 그중 글씨가 적어 초서 여섯 폭과 해서 한 폭 만이 남아 있다. 시로는 고향과 어머니를 떠나는 아쉬운 마음을 표현한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보다(踰大關嶺望親庭)’는 유명하다. 그녀는 시간을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예술가요, 그림의 진정한 바탕이 되었던 덕까지 갖춘 예술가였다. 그러나 사임당의 평가는 유교적 가치가 정점에 이른 시기 송시열로부터 시작되면서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부덕과 모성의 상징으로만 평가되어왔다. 게다가 60년대에 와서는 그녀의 삶이 국가 발전을 위해 부녀자들의 희생을 요구했던 정치적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왔다. 이러한 요인들은 화가로서 추구했던 사임당의 정체성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고 있으니 애석한 일이다.

<묵포도도>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회화 작품이다. 나무와 넝쿨에 매달린 자연 그대로의 포도를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덩굴손의 조화로운 곡선과 자유분방하게 뻗은 덩굴손은 탱글탱글한 포도알들이 곧 튕겨나갈 것 같다. 포도나무에 맺힌 가지들은 훨씬 진한 먹으로 그려 다른 가지들과 색감이 다르게 표현했다. 세 송이의 포도와 줄기, 잎사귀 등이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몰골법(沒骨法)으로 표현했다. 먹의 농담 변화로 포도 알갱이의 질감이 더욱 잘 나타난다. 포도송이 앞에는 손바닥만 한 오엽(五葉)의 포도 잎을 그려 현장감을 살렸다. 자연 속의 포도를 부드러운 필치와 담백하고 섬세하게 그려 여성적인 우아함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출처 :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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