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과정도입니다.
ALPS 시설에서 정화 처리한 게 오른쪽에 있는, 원통형 모양에 들어있는 물입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적 석학, 영국인 교수가 이렇게 처리된 오염수는 1L도 마실 수 있다고 했었죠.
[웨이드 앨리슨 /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지난 19일) : 제가 1리터 처리수 마실 수 있다, 안전하다 말씀드렸는데 물고기가 이런 물 마셔도 마찬가지고, 물고기 먹는 사람도 무해할 것입니다. (다른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삼중수소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 이 '삼중수소'입니다.
ALPS에서 정화 과정을 거친다 해도 이 삼중수소를 비롯한 일부 방사능 물질을 거르긴 어렵기 때문인데요.
일본 정부가 국제기구 기준보다 낮은 농도로 희석하겠다는 입장이니까, 마셔도 된다는 게 이 영국 교수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논란이 일었죠.
이에 국책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입장을 내놨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함유된 삼중수소 농도는 마실 수 있는 물, 즉 음용수 기준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겁니다.
결론은 마시면 안 된다는 거죠.
[주한규 / 원자력연구원장 "오염수에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62만 베크렐입니다. 리터 당. 그런데 음용수 기준이 1만입니다. 그러니까 62배 되는 거니까 음용을 하면, 상시 음용을 하면 안 됩니다.]
물론 해프닝일 수 있습니다. 영국 교수의 말에 당장 우리 국민이 오염수를 마시는 건 아니니 말이죠.
하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지나친 신뢰 분위기 조성은, 지나친 불안감 조성만큼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주요 사회적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국민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여론조사는 2023년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찬반 ▲후쿠시마 오염수 안정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 ▲오염수 해양 방류 시 수산물 소비 의향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 평가 등 총 11가지 문항으로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85.4% 반대” ⓒ 유성호
"국제 해양법 재판소 제소와 오염수 장기 보관 등 모색해야"
이들은 여론조사 결과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조사대상의 79.0%는 일본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국민들의 78.3%가 지상 처분 시설을 만들어 장기 보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국제 해양법 재판소 제소하는 것에 대해 "조사대상의 75.4%가 일본 정부를 국제 해양 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재훈 활동처장은 "국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 절대다수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염수를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내주셨다"며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표현된 여론조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안 활동처장은 "국민들이 수산물 소비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수산물 안전 대책과 오염수 방류 투기를 막기 위해 국제 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는 것과 오염수 장기 보관 등 다른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이어 "앨리슨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인 돌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연구원에서 초청한 게 아니라 사단법인 '사실과과학네트워크'에서 초청했다"며 "이분이 원자력의 필요성, 원자력에 대한 오해에 대한 책도 많이 쓰고 발언도 많이 해서 의견을 넓게 듣는 차원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초청 비용도 우리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앨리슨 교수의 발언에 대해 왜 즉시 조치하지 않았느냐'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미리 조치하지 않은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앨리슨 교수는 지난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초청 간담회에서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고 발언했으며, 이후 19일 국민의힘이 주최한 간담회에서도 "1리터가 아닌 10리터도 마실 수 있다"며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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