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15일 돼지고기 파티를 열었다. 40인분의 통돼지를 준비한 이 행사 이름은 ‘대현동 주민들을 위한 연말 큰잔치’다. 송년회를 겸해 주민 간 친목을 다지려는 마을 축제가 아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무슬림을 겨냥해 준비한 ‘기획 시위’다. 이날 파티는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장 코앞에서 열렸다. 공사장 앞에는 10월 말부터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돼지머리 3개와 족발, 돼지꼬리 등이 놓여 있었다.
점심시간, 대구 주택가 골목에 주민들이 '연말 큰잔치'라는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음식은 50kg가량의 통돼지를 굽는 돼지고기 바비큐입니다.
돼지고기를 굽는 연기와 냄새가 골목에 가득 찹니다.
모임이 열린 곳은 이슬람 사원 신축 공사장 인근, 이 공사장 주변에는, 일부 주민들이 고사 지낼 때 쓰는 돼지머리와 족발을 걸어놓기도 했습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교인을 자극해 이슬람 사원 건립을 중단시키기 위해섭니다.
"왜 하필이면 기도원 근처에 있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느냐고요? 그러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세요. 왜 주택가 밀집 지역 한가운데다가 사원을 지어요?"
한 대학생은 돼지고기가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려다 주민과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주민의 고통을 아느냐 말이야. 살아봤어?"]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2년째 이어진 갈등의 골은 지난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난 이후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주민 2명은 건축공사 방해 혐의로, 이슬람 유학생은 주민 폭행 혐의로 각각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걸 죄악으로 여긴다는 점을 이용해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위에 나선 겁니다.
이들은 사원 건축주가 주택가 한가운데, 주민 동의도 없이 몰래 사원을 건축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이슬람 신자가 공사를 막아선 주민 대표를 폭행했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주민 폭행도 서슴지 않는 이슬람 건축주와 무슬림(이슬람) 유학생, 당신들은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폭행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주민들은 막무가내로 공사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2년 동안 지체되면서 건축주의 재산 피해도 심각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확산한다는 우려도 큽니다.
나의 불편과 감정에 따른 비합리적인 차별과 혐오입니다. 우리 공동체, 우리 사회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평등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그런 국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자체가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지만, 관할 구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지역 주민들로 꾸려진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신들의 행위가 ‘토속 신앙’이라고 강변했다. 행사에 앞서 연 회견에서 이들은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토속 신앙에 근거한 돼지머리 고사를 혐오 범죄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슬람 사원 건축주들이야말로 주민들의 문화와 종교를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반대 비상대책위’ 소속 한 주민이 15일 낮 경북대 서문에서 학생들이 붙이려던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빼앗아 들고 있다. 김규현 기자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에게 폭언과 물리력 행사도 서슴지 않았다. 행사 도중 경북대 재학생 2명이 교문 입구에 사원 건립 지지 대자보를 붙이려 하자 떼로 몰려가 대자보를 힘으로 빼앗았다. 이들은 학생들을 둘러싸고 위협적 분위기를 조성한 뒤 “누구 사주를 받고 왔느냐” “미래가 불쌍하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학생들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려고 학교 안으로 몸을 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계속 뒤따르며 이름과 소속을 따져 물었다.
대자보를 빼앗긴 경북대 사범대학 1학년 김아무개(20)씨는 취재진과 만나 “돼지머리를 두고 바비큐 파티를 여는 행위는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롱 행위”라며 “낯섦에서 오는 불편함을 가질 수는 있지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푸는 게 자유민주주의 사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반대 주민들이 바비큐 파티를 연 시간은 무슬림의 점심 기도 시간이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사원 공사장 앞 주택을 임시기도소로 쓰고 있는데, 이날 반대 주민들과 충돌을 피하려고 기도소가 아닌 학교 안에서 약식으로 기도를 해야 했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돼지 사체 또는 돼지머리를 이슬람 사원에 투척하고 전시하는 행위는 이슬람 혐오를 표현하는 대표적 행위다. 돼지머리를 두는 것에 이어 공개적으로 바비큐 파티까지 진행하는 일부 주민의 표현 방식은 참담하다”며 “무엇보다 이 사안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구 북구청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대위'(비대위)는 15일 오전 경북대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키스탄인 유학생이 건축주 측 천막을 치우려는 대현동 주민의 팔을 손으로 밀친 혐의(폭행)로 약식기소 처분된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 건축주들은 주민 폭행 사건에도 불구하고 돼지머리를 사원 공사장 인근에 두었다는 이유로 공사를 방해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무슬림 유학생의 폭행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중 경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2명이 비대위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경북대 서문 벽면에 붙이려고 해 양측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돼지고기가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대위는 대자보를 떼버린 후 이들이 추가로 붙이지 못하게 막았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사원 공사장 앞으로 이동해 '대현동 연말 큰잔치'를 열었다.
이날 바비큐 전문업체가 와서 성인 40∼50명이 먹을 수 있는 50㎏가량의 통돼지를 숯불에 구웠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0여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사원 공사장 인근에 대기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충돌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현장에서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 대자보로 인한 잠깐의 언쟁 외에는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현동 이슬람 사원 갈등은 지난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났지만 2년 가까이 건축주 측과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로 꾸려진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신들의 행위가 ‘토속 신앙’이라고 강변했다. 행사에 앞서 연 회견에서 이들은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토속 신앙에 근거한 돼지머리 고사를 혐오 범죄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슬람 사원 건축주들이야말로 주민들의 문화와 종교를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에게 폭언과 물리력 행사도 서슴지 않았다. 행사 도중 경북대 재학생 2명이 교문 입구에 사원 건립 지지 대자보를 붙이려 하자 떼로 몰려가 대자보를 힘으로 빼앗았다. 이들은 학생들을 둘러싸고 위협적 분위기를 조성한 뒤 “누구 사주를 받고 왔느냐” “미래가 불쌍하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학생들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려고 학교 안으로 몸을 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계속 뒤따르며 이름과 소속을 따져 물었다. 대자보를 빼앗긴 경북대 사범대학 1학년 김아무개(20)씨는 취재진과 만나 “돼지머리를 두고 바비큐 파티를 여는 행위는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롱 행위”라며 “낯섦에서 오는 불편함을 가질 수는 있지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푸는 게 자유민주주의 사회 아닌가”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11시 경북대 서문 앞 공터에서는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주민 40여 명이 '무슬림 유학생의 대현동 주민 폭행사건 규탄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무서워서 못살겠다', '이슬람사원 결사반대' 등이 적힌 피켓 등을 들고 무슬림 유학생을 규탄했다.
이날 반대 주민들이 바비큐 파티를 연 시간은 무슬림의 점심 기도 시간이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사원 공사장 앞 주택을 임시기도소로 쓰고 있는데, 이날 반대 주민들과 충돌을 피하려고 기도소가 아닌 학교 안에서 약식으로 기도를 해야 했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돼지 사체 또는 돼지머리를 이슬람 사원에 투척하고 전시하는 행위는 이슬람 혐오를 표현하는 대표적 행위다. 돼지머리를 두는 것에 이어 공개적으로 바비큐 파티까지 진행하는 일부 주민의 표현 방식은 참담하다”며 “무엇보다 이 사안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구 북구청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중 경북대 재학생과 졸업생 2명이 비대위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경북대 서문 벽면에 붙이려고 해 양측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돼지고기가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사원 공사장 앞으로 이동해 '대현동 연말 큰잔치'를 열었다. 이날 바비큐 전문업체가 와서 50㎏가량의 통돼지를 숯불에 구웠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신속대응팀 1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옆 주택 대문 앞 의자에 삶은 돼지머리가 놓여 있는 모습. 대현동의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대구 북구가 이슬람사원 건축을 허가하면서 시작됐다. 건축주 7명이 주축이 돼 같은 해 12월 공사를 시작한 후 주택과 다른 형식의 골조가 올라가자 주민 350여명이 탄원서를 제출하며 건립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각자 조금씩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안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자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비대위를 결성한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 무슬림 학생들을 겨냥해 돼지머리를 놓아두고, 기도 시간에 맞춰 돼지고기 파티를 여는 데까지 이르렀다.
출처: 연합뉴스, 한겨례, 한국일보, 한국경제, YTN,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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